글
히로쓰가옥
군산시내에 남아 있는 적산가옥은 모두 1900 ~ 1945년 사이에 지어진 것이다. 개인주택도 있지만 독특한 건축양식의 은행, 세관과 같은 관공서 건물도 많다. 군산시 신흥동 골목 안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183호'로 지정된 히로스 가옥이 있다. 근대문화유산의 공식명칭은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등록문화재로서 2008년 6월현재 모두 373개가 등록되어 있다. 이런 적산 가옥들에 대해서는 일본인들도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2008년 1월 8일자에도 군산 적산가옥의 현황이 특집으로 실렸고, 일본인 방문객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내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져 버스를 이용한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유독 군산에 적산가옥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군산은 일제강점기에 서해 중부지역의 관문역할을 한 도시이다. 호남평야의 쌀을 실어가기 위해 군산항이 이용되었고 효율적인 쌀 운반을 위해 1907년 우리나라 최초로 군산-전주간 신작로가 만들어졌다. 이 길은 지금 왕복 4차선 고속화도로가 되었지만, 그동안 전군가도, 번영로, 벚꽃 백리길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
군산 신흥동 히로쓰 가옥
국가등록문화제 제 183호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 군산의 영화동에서 포목상을 하던 일본인 히로쓰게이사브로가 건축한 전형적인 일식 가옥이다. 히로쓰는 대지주가 많았던 군산에서는 보기 드물게 상업으로 부(富)를 이루고 임피 인근에 조그마한 농장을 운영하며 부(附) 현의회 의원을 지냈던 인물이다. 건물의 형태는 근세 일본 무가(武家)의 고급주택인 야시키 형식의 대규모 목조주택으로 2층의 본채 옆에 금고건물과 단층의 객실이 비스듬하게 붙어있으며 두 건물 사이에는 일본식 정원이 꾸며져 있다. 현관 안쪽의 중복도 양편에 온돌방과 부엌, 식당, 화장실 등이 배열되어 있고 온돌방 옆에는 외부에 면한 편복도가 있는데 중간에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2층에는 일식 다다미방 2칸이 잇는데 오시이레와 도코노마가 설치되어 있으며 전면에는 1층과 같이 편복도가 있다. 히로쓰 가옥은 이 지역 대규모 일식 주택의 특성이 잘 보존되어 있는 건물이다. |
(+) 일본식 정원, 다다미방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는 적산가옥. 영화 <타짜>가 촬영되기도 했다는 방으로 안내해주셨다. 천장은 보수하지 않고 100년 전에 지었던 것 그대로라고 한다. 히로쓰 가옥 뿐만 아니라 저 동네에는 군데군데 일본식 집들이 눈에 띈다. 마지막 사진의 가파른 지붕집도 적산 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