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2일차

여행 2013. 3. 19. 19:59





9시쯤 눈을 떴다. 하지만 친구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심해서 혼자서 점촌역 구경을 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초록색 칸 열차에서 잤다. 넓고 시원했어. 첫째날에 비해 날씨도 매우 화창해져서 들뜨기 시작했다.   











다음 행선지가 문경세재라고 했더니 친절히 점촌역장님께서 문경세재까지 자동차로 데려다주셨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얘기들도 많이 해주셔서 마치 교수님따라 답사온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역장님은 자신의 직업에 매우 만족하셨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대해서도 많이 아시는 분이셨다. 명함도 받아왔다. 황동철 역장님 아직도 점촌역에 계시는 지 궁금.




문경세재는 수학여행때마다 와서 어찌보면 지겨운 장소긴 했지만, 20대가 되서 자의로 오게 되니 또 기분이 남달랐다. 수학여행땐 왜 지겹다고 생각했었지? 멍청한 중고등학생이었네. 최근에는 추노 촬영지로도 이용되면서 천민촌도 만들어져있었다. 신선해. 지붕위로 올라가보고 싶어서 나무 사다리를 오르다가 나무 가시가 손바닥에 박혔다. 아파.


중학교 2학년 수학여행때는 드라마 촬영이 한참 진행중이었는데, 촬영팀에 열심히 따라붙어서 이덕화씨와 악수도 했다. 손이 굉장히 두껍고 커다래서 좀 놀랬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무슨 드라마더라..... -검색해보니 '무인시대'였다. 헐, 그게 벌써 10년전이랴.





그리고 이것은 문경세재에 있는 삼각점. 그땐 이게 무슨 의민지도 모르고, 그냥 사진으로 찍어뒀었다. 지리교육과의 본능 혹은 의무감에. 기특하다고 머리 쓰다듬어주고싶다. 










다시 점촌역으로 돌아와서 서울행 열차를 탔다. 뜬뜬, 사실은 대전을 가려고 했지만 기차 안에서 계획을 수정해서 곧장 서울로! 거의 3년만에 상경했다.  서울 공기- 캬. 나빠.




새벽의 서울. '새벽은 역시 동대문이지!'(?) 같은 생각을 하고서 동대문으로 갔다. 동대문 앞은 낮과 같이 활발했다. 배가 좀 고파져서 포장마차에 들려 이런 저런 음식을 시켜먹었다. 메뉴는 기억이 안난다는 게 유감이네... 순대볶음 같은 거였나... 

친구들이 몹시 야행성이어서 눈이 반짝반짝했지만, 새벽 세시에 관광은 정말 나로선 너무 고난이었다. 제발 좀 자러가자고 엄청 징징거렸다. 그래서 숙소를 찾으러 다녔는데, 어쩐지 남성 전용 숙소들만 ..... 이 때의 경험으로 친구는 '사우나 = 남성 전용 숙소'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다고 했다.


결국은 꽤 비싼 찜질방을 들어갔다. 우리 여행의 최고의 사치였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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